미디어오늘 금준경입니다. 이번 주는 미디어 업계에 큰 사건이 벌어지진 않았는데요. 잠잠한 것 같지만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가짜뉴스' 문제를 1면에 다뤘습니다. 사람에 따라, 정당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는 '가짜뉴스' 논쟁의 모순을 짚으며 질문을 던지는 제목을 써봤습니다.
‣ 청담동 술자리 vs 중국간첩 체포설, 무엇이 가짜뉴스입니까?
아직 온라인 미공개 기사인 이번호 1면은 두 정당의 ‘가짜뉴스’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신년기획 ‘2026 언론자유 안녕하십니까’ 시리즈의 일환인데요. 양당의 논평과 브리핑 등 보도자료 1년치를 분석했습니다.
양당이 말하는 ‘가짜뉴스’ 가운데 겹치는 건 단 1건에 불과했고요. 같은 계엄을 두고도 국민의힘은 ‘한동훈 사살조’, ‘MBC 영현백 보도’, ‘국힘 의원 계엄 사전모의설’ 등을, 민주당은 ‘부정선거 음모론’, ‘문형배 중국간첩설’ 등을 ‘가짜뉴스’로 제시했습니다. 관련 규제를 만드는 정당의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언론의 의혹제기를 ‘가짜뉴스’라고 보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정보통신망법을 마련했습니다. 분석해보니 최형두 의원 법안은 상당부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골자인 민주당의 망법을 무효화하려는 내용인데요. 불법촬영물 관련 사업자 제재 조치까지 되돌렸습니다.
문제는 ‘댓글 국적표시제’를 골자로 하는 김장겸 의원의 망법입니다. ‘댓글 국적표시제’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1. 접속국가와 국적은 다르고 2. 우회접속을 막을 수 없고, 파악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렵고 3. 해외사업자에 동일 규제를 적용하기도 어렵습니다.
‣ 부산 이전 해양수산부 기자단에 부산 방송기자 가입 불가?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 기자단에 부산을 대표하는 방송사 기자들이 가입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기자단의 진입장벽으로 ‘지역방송’을 막아두었기 때문인데요. 왜, 언제 만들어진 건지 모르는 규정이라고 합니다. 기자단 제도가 의미 없는 건 아니지만 모호한 기준으로 진입장벽을 높인 사례가 주기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중앙당이 지역 기자들의 공보방 가입을 제한해 반발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CBS ‘뉴스쇼’의 새 진행자로 발탁된 박성태 앵커를 만났습니다. 그는 진행을 “'정반합'처럼 주장과 반박, 재반박을 통해 논의를 좁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오프닝 멘트에선 “다름을 안고 나아가겠다”면서도 “다름을 넘어선 '절대 아님'에 대해선 선도 긋겠다”고 했는데요. 의미를 물으니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건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합니다. 정파적 유튜브가 강화되는 것과 관련해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그런 방송이 인기를 끄는 것보다 정치권이 그런 방송들에 휘둘리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유튜버가 주장하면 그 주장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직접적으로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더라. 그런 식으로 총대를 메주면 법적 책임을 피해서 기사를 쓸 수 있다. 최근 김새론씨 관련해서도 총대는 가세연이 메는 거니까, 그런 식으로 책임 없는 보도가 이어졌던 것 같긴 하다.”
한 연예뉴스 기자의 발언입니다. 이른바 사이버렉카의 역할을 연예뉴스가 할 때가 많은데요.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의 박사학위논문 <연예계 허위조작정보 확산과 규제에 대한 연구>에서 이를 들여다봤습니다. 온라인용 기사는 주말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 유튜브 생중계 1위 ‘매불쇼’, 슈퍼챗 1위 ‘뉴스공장’
지난 계엄 당시 위기상황이 터졌을 때 사람들은 유튜브를 찾았습니다. 언론재단 연구서 <유튜브와 저널리즘:계엄부터 21대 대선까지>에 따르면 비상계엄과 대선 기간 동안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1~3위 영상은 모두 중계 형식의 속보였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대형 이슈 발생 시 유튜브가 레거시 미디어의 보조 수단을 넘어 실시간 정보 습득의 핵심 창구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시사 유튜브 주목도도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비언론’ 분야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 1위부터 20위까지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10개, '매불쇼'가 9개를 차지했습니다.
남형도, 봉지욱, 주성하, 성한용, 김현정, 조동찬 등. 언론재단이 언론인들의 브랜딩 현황 및 전략이 담긴 ‘브랜딩 언론인’ 21인 심층 인터뷰 연구를 냈습니다. 우선, 어떻게 브랜드를 구축했는지 들여다봤는데요. “언론인의 브랜딩은 단독·특종 같이 튀는 한두 개의 기사가 아니라, 기자가 시간을 두고 축적한 스토리, 세계관, 설명 방식 등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자신을 ‘갈아 넣는다’는 극단적 표현을 쓴 참여자가 여럿이었다”는 대목도 눈에 들어옵니다.
조직 차원의 고민도 있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사실은 조직 안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함에도 현재의 고용·보상·역할 구조가 성장한 개인 브랜드를 수용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황우석 백서: 왜 우리는 선동에 무력한가’ 기획을 연재한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 실장은 미디어오늘 주최 ‘미디어먼슬리’에서 질문에 ‘비관적’이라고 답합니다.
“당시 과학적 사실보다 ‘국익’과 ‘기술 유출’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PD수첩’ 제작진이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걸 강조하는 사상검증식 기사도 있었다”, “이런 프레임은 지금 더 일상화됐다.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을 인터뷰한다거나 서부지법 침탈 직후 사법부가 이를 자초했다는 보도 역시 정파적 보도가 일상화된 것이다.” 이 기사도 주말에 온라인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 KBS 위장 노사합의?
아직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박장범 KBS 사장이 양대 노조가 아닌 사내 소수 노동조합과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에 합의했다며 보도시사본부 등 인사를 단행해 다수 구성원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방송법상 임명동의 논의에 권한이 없는 일부 노조와 합의한 이후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입니다. 노사합의로 보이지만 주요 구성원들을 패싱한 ‘위장’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기자들에게 칼럼을 쓰지 말라는 칼럼을 쓰는 기자 출신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있습니다. 안수찬 교수가 미디어오늘에 싣는 마지막 칼럼입니다.
-대학원생들에게 일반적인 글쓰기를 알려줄 때도 똑같이 말한다. “생각을 쓰지 말라. 생각을 쓰겠다고 마음먹지 말라. ‘생각’은 당신을 이루는 것 가운데 가장 엉성하고 지루한 구성물이다.”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학생들이 묻는다. “생각을 빼면, 도대체 무엇을 글에 적나요.” 꽁꽁 힘주어 설명한다. “당신의 구성물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걸 써라. 당신만의 경험을 써라. 삶과 세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감각을 써라. 생각은 그에 대한 한 줄짜리 주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