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최근 1년간 트럼프 대통령·행정부와 언론사의 소송 결과를 확인한 결과, 미국 법원은 언론사 손을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뿐 아니라 행정부의 공영방송 지원 중단·취재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일관된 판결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앱스타인 편지’ 의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월스트리트저널이 ‘앱스타인 편지’ 의혹 보도를 했다며 100억 달러(한화 약 14조7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플로리다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자가 악의를 갖고 보도했을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월스트리트저널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비판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150억 달러(한화 약 22조65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는데, 지난해 9월 플로리다 연방지방법원은 소송을 기각한 사례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무효 판결이 잇ᄄᆞ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의소리(VOA) 예산을 전면 삭감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미국 공영방송 PBS·NPR 자금 지원도 중단했는데요. 미국의소리·NPR·PBS 등 공영방송 예산삭감 조치 역시 법원에 의해 무력화됐습니다.
또 백악관은 지난해 2월 AP통신이 ‘멕시코만’을 ‘미국만’이라고 부르지 않았다면서 AP통신 기자를 출입기자단에서 배제했지만 지난해 4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관점을 이유로 취재를 배제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자신이 허가한 내용만 보도할 수 있도록 하는 보도지침을 만들고 기자실을 폐쇄했지만 최근 워싱턴DC 연방법원은 “독재정부의 특징”이라며 보도지침·기자실 폐쇄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볼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정부 차원의 탄압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도 여러번 포착됐습니다. 일부 방송사와 플랫폼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의금을 주는 방식으로 굴복했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CBS가 자신의 대선 패배를 위해 상대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인터뷰 영상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CBS는 지난해 7월 1600만 달러(한화 약 235억 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고 소송을 취하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ABC방송도 2024년 3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간 혐의가 있다’는 방송을 해 명예훼손 소송에 걸렸는데, 그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 되자 1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연방통신위원회(FCC) 규제를 의식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CBS의 합의금 지불 당시 모회사 파라마운트는 스카이댄스 인수·합병을 놓고 FCC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FCC 위원장 역시 극우 활동가 찰리 커크 사망과 관련해 트럼프 지지세력에 비판적 발언을 내보낸 방송사에 대한 면허 박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언론탄압 의지를 공고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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