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폐지 적절했을까?
실검은 태어날 땐 ‘이용자 편의’를 내세웠지만, 퇴출될 때는 정치권과 이해관계가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명예훼손, 여론조작 논란이 불거졌으니 폐지가 최선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과정에 있습니다.
여론은 어떨까요. 2019년 10월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조사한 결과 실검 폐지 응답이 47.4%, 유지 응답이 38.6%로 나타났습니다. 오차범위(±4.4%p)에 걸쳤습니다. 같은 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 폐지 찬성 의견이 46.7%로 ‘반대’(26.5%)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KISO가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는 이용자 63.7%가 ‘실검이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조사 설계와 당시 쟁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상우 연세대 교수가 2019년 10월 8일~11일 실시한 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검에 5점 척도 평균 3.08점으로 비교적 만족한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응답자들은 긍정적인 면으로 ‘적시성’(최신정보제공) ‘유용성’(정보를 빠르게 쉽게 탐색) ‘즐거움’(검색 과정의 즐거움) ‘신뢰성’(믿을만한 정보의 제공) 등을 꼽았습니다. 서비스를 유의미하게 보는 이용자가 적지 않은 것이죠.
집단행동에 나서 ‘실검’ 키워드를 만드는 것이 여론조작일까요? 기계적인 조작은 개선해야겠지만 이용자들이 기계적 조작 없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4년 KISO는 ‘집단행동형 실검’을 노출 제외할지 논의한 적 있는데요. 그 결과 “여론 환기 등의 목적을 띤 운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종훈 당시 민중당 의원은 “실검 순위를 끌어올리는 건 새로운 방식의 시위문화”라며 규제에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여론조작의 실제 피해자는 이용자일텐데 이 법안은 정치인들이 피해자인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매크로 금지법에 대한 진단과 논의’ 세미나에서 이렇게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으나, 이용자에겐 묻지 않은 채 정치적 압박과 함께 사라진 것이죠.
이런 가운데 다음이 ‘실시간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실검’을 부활시켰습니다. 단순 검색량 증가에 의존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뉴스 문서, 검색 로그, 웹문서 등 복수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통합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하고요. 동일 IP의 동일 검색은 1회만 집계하고 문제적 ‘실검’은 AI를 통해 걸러내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운동형 실검이 다시 등장하면 막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에는 논란이 재발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